일본 가부키 가면 - ilbon gabuki gamyeon

시사일본어사 기자단이 전합니다

 


일본 전통 연극 - 가부키

안녕하세요, 시사일본어사 대학생 기자단 이지수입니다. 제가 이번에 여러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지난번 도쿄에서 배운 기억에 남은 강의 중 ‘가부키’입니다. (지난 기사 참고: http://blog.naver.com/japansisa/220088235581) 

일본의 전통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생각 중에 하나는 바로 ‘가부키歌舞伎’ 일 것입니다. 독특한 화장법에 화려한 의상, 그리고 그 창법과 전통은 쉽게 잊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가부키의 특징을 주로 보겠습니다.

가부키는 에도 시대(1603~1867)의 대표적인 예능입니다. 현대에서는 가부키는 비싸고 고급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부키가 만들어진 에도 시대의 주관객은 ‘서민’이었습니다. 서민이 관객인 만큼 그 내용 또한 서민적인 것으로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식 간의 애정, 부부의 애정, 주군에의 충성심 등이 그려진 것들이 많았습니다.

에도 시대는 약 260년간으로, 많은 수의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공연 됐습니다. 내용이나 연출에 있어서는 시대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그 예로, 에도 시대의 전반에는 정의의 용감한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는 극이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가부키 18번(歌舞伎十八番)’ 중 가장 인기 있는 공연 중 하나인 “暫[시바라쿠]”가 그 대표적인 공연입니다. “暫[시바라쿠]”의 주인공 ‘가마쿠라곤고로가게마사’는 ‘隈取[쿠마도리]’라는 화장을 하고, 큰 의상, 커다란 칼과 머리 스타일, 독특한 대사(말놀이나 말을 길게 늘림)를 합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관객들은 강한 신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9대 이치카와 단쥬로의 ‘가마쿠라곤고로가게마사’

에도 시대 후반에는, 당시의 사회를 리얼하게 그린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에도 시대 말기, 범죄가 증가하는 사회를 반영하여 도둑을 주인공으로 하거나, 살인을 그리거나, 유령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탄생하였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무대 구조도 발달하고, 관객을 놀라게 하는 스펙타클한 연출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가부키가 많은 인기를 얻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가부키는 근대, 현대에 와서도 일상적인 상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도 시대 때에 만들어진 그 작품들만이 공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들도 생겨나게 됩니다.

가부키를 통하여 신(神)을 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실을 멋진 무대로 다시 볼 수 있음으로 가부키는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 가부키를 한때 뛰어넘는 인기를 얻은 또 다른 전통극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人形浄瑠璃[닝교죠루리]” 입니다. 제가 왜 갑자기 “人形浄瑠璃[닝교죠루리]” 라는 새로운 극을 꺼냈을까요? 바로 이 “人形浄瑠璃[닝교죠루리]”가 가부키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많은 가부키가 이 극의 번안작입니다. 또한 가부키와 마찬가지로 닝교죠루리는 모두 남성에 의해 공연됩니다.

“人形浄瑠璃[닝교죠루리]”는 1인 다역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다유’, 반주를 하는 ‘샤미센’, 그리고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사’의 산교(三業)에 의해 성립되는 삼위일체의 공연예술입니다. “人形浄瑠璃[닝교죠루리]”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야기를 ‘인형’으로 풀어갑니다. 즉 인형극입니다. 이야기는 “浄瑠璃[죠루리]”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연기되어집니다. “浄瑠璃[죠루리]”는 반주에 맞춰 이야기를 읊는 전통 예능의 한 방법입니다.

독특한 이야기 전달 방식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형’입니다. 보통 인형극은 한 사람이 하나의 인형을 조종하며 연기를 합니다. 그러나 닝교죠루리는 하나의 인형을 세 사람이 동시에 조종을 하는 특별한 인형극입니다. 그것을 “三人遣い[산닌즈카이]”라고 부릅니다. “三人遣い[산닌즈카이]”는 하나의 인형을 세 명이 조종함으로 보다 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합니다. 세 명의 인형사는, 인형의 표정과 오른쪽 팔을 조종하는 “主遣い[오모즈카이]”, 인형의 왼쪽 팔과 버팀목을 잡는 “左遣い[히다리즈카이]”, 그리고 인형의 다리를 조종하는 “足遣い[아시즈카이]”입니다. 인형사들은 기본적으로 검은 복장에 얼굴마저 검은 천으로 가립니다. 그러나 “오모즈카이”만은 극에서 중요한 부분에 얼굴을 내보이는 “出使い[데즈카이]”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一人遣い[히토리즈카이]”라고 하는 조종법은 중요하지 않은 역할을 한 명이 조종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의 인형을 세 명이 조종한다고 해서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인형사들은 아주 엄격한 수련을 받게 됩니다. 제일 처음으로 배우는 것은 인형의 다리의 움직임입니다. 그다음은 인형의 왼쪽이고, 마지막으로 인형의 오른쪽과 머리, 표정을 배웁니다. 각 단계를 익히는 것도 어렵지만, 각 부분의 인형사들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인형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오랜 숙련이 필요합니다. 에도 시대의 또 다른 대표적인 전통 예능을 잠시 살펴보았는데요, 다시 가부키로 돌아오겠습니다. 가부키에는 여러 가지의 특징적인 연극 법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부키를 더욱 가부키답게 만들어주는 독특한 전통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女方[온나가타]”입니다. 가부키의 시작은 춤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여성이 그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풍양속의 문제로 막부는 여성 예능인을 금지시켜버립니다. 다음으로는 어린 소년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그런 소년 연기자들을 “若衆[와카슈]”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금지가 됩니다. 그 후에는 전부 성인 남자로 구성된 지금의 “가부키”가 탄생하게 됩니다. 모든 연기자가 남자인 만큼, 남자가 여자를 연기하는 데에 독특한 연기 법과 춤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가부키의 매력 중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두 번째는 “隈取[쿠마도리]”라는 화장법입니다. 가부키 배우들을 보면 모두 특이한 화장을 한 것을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얼굴을 흰색으로 칠한 뒤 빨간색, 검정색, 혹은 파란색으로 화장을 한 ‘가부키 화장법’을 “隈取[쿠마도리]”라고 부릅니다. 쿠마도리는 혈관이나 근육을 과장하여 그린 것입니다. 그런 쿠마도리는 크게 10가지의 화장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화장법은 ①번의 “筋隈[스지구마]”로, 앞서 나온 “暫[시바라쿠]”와 같이 유명한 작품들의 주인공 역할이나 주요인물들의 화장법입니다. ②번은 “猿隈[사루구마]”로, 힘을 나타내는 반면 웃긴 역할의 화장법이기도 합니다. ③번은 “むきみ[무키미]”로 젊고 정의감 넘치는 강한 미남 역할의 화장법으로 쓰입니다.

세 번째는 “見得を切る[미에오 키루]”입니다. “見得を切る[미에오 키루]”라는 것은 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 연기자가 특유의 표정과 동작을 하며 일시 정지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런 장치는 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영웅)에게 영향을 주었다고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애니메이션의 영웅은 등장을 할 때에 항상 정해진 포즈를 취하거나 하는 등 일단정지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일본의 전통 예능인 “가부키”의 기본적인 지식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현대 일본에서 공연되는 가부키는 에도 시대의 가부키와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만큼 전통의 방법을 지키고 전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유명한 가부키 배우들은 자신의 본업인 가부키 연기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TV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을 합니다. 그럼으로써 보다 대중들에게 친근히 다가가고 알리는 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가부키 공연을 보러 가면 아무리 일본인이라도 옛날 말로 된 대사를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무대 앞 양쪽에는 얇고 긴 전광판이 달려있는데 이 전광판에 그 장면의 간략한 해설과 등장인물의 설명을 현대 일본어로 띄워 보입니다. 또한 현대 일본어용, 영어용 이어폰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게 하여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가부키 화장법인 ‘쿠마도리’를 일반 사람들도 쉽게 해 볼 수 있도록 마스크 팩 시트에 프린트가 된 것을 팔기도 합니다. 옛 것을 현대에 와서 어떻게 접목을 시킬지,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더 쉽게 다가갈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