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스피겔 모델 - seupaikeu seupigel model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엔딩곡, The Real Folk Blues

하드보일드 물로도, 액션물로도, 개그물로도, 휴먼드라마 물로도 볼 수 있는 굉장한 애니메이션인 [카우보이 비밥].

카우보이 비밥은 인간이 우주에 진출한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선 [비밥]호에 탄 현상금 사냥꾼 - [카우보이]- 일행의

모습을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사람에 따라서는 90년대 말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기도 한다.

비밥호의 승무원들. 순서대로 제트 블랙, 스파이크 슈피겔, 페이 발렌타인, 에드, 아인(멍멍이).

엔딩곡 [더 리얼 포크 블루스]는 애니메이션 마지막 화의 제목이기도 하며,

주인공 스파이크 슈피겔이 어떤 캐릭터인지 잘 표현해주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극 중에서 스파이크는 어딘지 모르게 [건성으로] 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말썽만 피운다든지, 식량이 떨어져서 굶기 시작해야 일 할 의욕을 낸다.

제트 "스파이크!! 죽으려고 환장했나!!"

스파이크 "너무 걱정말아요, 제트. 어떻게든 되겠죠"

스파이크의 [건성] 때문에 분위기가 코믹스럽고 즐겁긴 하지만, 왜 그는 그렇게 건성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스파이크는 애니메이션 중간 중간에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는다.

스파이크 "난 3년 전에 이미 한번 죽었거든요"

스파이크 "깨지 않는 꿈을 꾸고 싶었는데"

비셔스 "깨지 않는 꿈 따윈 없어, 스파이크"

스파이크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말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여자를 만났어요"

사실 스파이크는 3년 전에 유일하게 사랑했던 연인 줄리아와 헤어지고, 가장 믿었던 친구 비셔스에게 배신을 당했었다.

그 후로 그는 자기 자신을 [이미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지금 눈 앞의 현실은 [깨어나지 않는 꿈]이라고 생각하며,

꿈을 꾸는 것처럼 건성으로 되는대로 살아왔던 것이다.

스파이크 "줄리아!!"

제트 "그만둬, 스파이크!! 그건 그냥 흔해빠진 여자 이름일 뿐이야!!"

스파이크 "하지만!!"

그러나 고통스런 과거를 잊기 위해 [지금의 현실은 꿈일뿐]이라고 생각하며 건성으로 사는 스파이크조차도,

줄리아나 비셔스와 관련된 일이 생기면 무모하리만치 덤벼든다. 그도 결국 과거와 현실에서 도망칠 수 없는 것이다.

페이 "어디를 가는거지? 나보고 그랬잖아.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그런데 과거에 얽매이는건 그쪽 아냐?"

스파이크 "내 눈을 봐. 사고로 잃어버려서 한쪽 눈은 내게 아냐.

그때부터 난 한쪽 눈으로는 내일을 보고, 한쪽 눈으로는 과거를 보고 있지.

보이는 것만이 현실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살아왔어"

페이 "그런 이야기하지마. 지금껏 자기 이야기는 한번도 한적없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하지마!"

스파이크 "깨지 않는 꿈을 꾸고 싶었는데, 어느샌가 깨고 말았어"

페이 "지금 죽으러 가겠다는거야!?"

스파이크 "죽으러 가는게 아니야. 내가 살아있는지 어떤지, 확인하러 가는거야"

3년 전의 그날 이후로 [자기 자신은 이미 죽었으며, 지금 눈 앞의 현실은 깨어나지 않는 꿈이다]라고 믿고 버티며살아온 스파이크는,

결국 도망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꿈을 깨고 만다.

그리고 나선 자기 자신이 [정말 살아있는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옛 친구 비셔스와 승산이 없는 무모한 싸움을 하게 된다.

스파이크 "......BANG......"

승산 없는 싸움 끝에 온몸에 상처를 입은 스파이크.손가락으로 총을 쏘듯 포즈를 취하며 'BANG',

장난스럽게 한마디하고 쓰러지고 만다.

그 후 스파이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나,

적어도 그가 [꿈에서 깨어나 진짜로 현실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만은 틀림없다고 본다.

마지막 장난은 건성도 꿈도 아닌 유쾌한 그의 본성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