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녁 데이트 코스 - seoul jeonyeog deiteu koseu

에디터 추천 여행

봄과 함께 서울을 걷다.

제작일 : 2022.03.24 / 수정일 : 2022.08.31

따뜻해진 날씨에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요즘,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서울 봄 데이트 장소를 추천한다. 겨우내 입었던 패딩이 어느 순간 무겁게 느껴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사람들의 옷차림이 무채색의 패딩에서 화사한 옷들로 바뀌어 있다. 남쪽에서 꽃이 피는 소식과 함께 따뜻해진 봄바람에 꽃향기가 실려 날아온다. 두꺼운 패딩은 이제 그만 벗고 산뜻한 봄옷으로 갈아입고 어디든 봄나들이를 떠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멀리 떠날 필요 없이 서울, 서울에서도 가장 중심인 종로로 봄 데이트를 즐기러 떠나보자. 봄을 맞이하러 가는 길, 가벼운 발걸음에 리듬이 실린다.

1. 서촌마을

"숨은 이야기가 가득할 것만 같은 서촌의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서울은 신기한 도시다. 겉보기엔 끝없이 이어진 마천루 빌딩들과 24시간 꺼지지 않는 그야말로 ‘도시’ 그 자체인 것 같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나 보면 골목과 골목 사이 많은 이야기가 숨어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숨은 이야기가 가득할 것만 같은 서촌의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3호선 경복궁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서촌 마을은 골목 전체가 마치 복합문화공간 같다.
천재 문학가 ‘이상’의 집터인 열린 공간 ‘이상의 집’부터 각종 드라마와 가수 아이유 앨범 촬영지로 유명한 고서점 ‘대오서점’ ,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90년대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락실까지 골목마다 숨은 이야기를 찾으며 봄 데이트를 하기에도 좋다.

이곳의 낮은 기와를 가진 옛 건물들은 도시의 빌딩에서 느끼기 어려운 감성과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서촌은 옛 느낌만 간직하고 있는 골목이 아니다.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개성 있고 트렌디한 편집숍과, 서촌을 찾는 사람들의 감성이 더해져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며 ‘힙한’ 서촌 마을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봄을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골목’에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주소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45

2. 창경궁 대온실

"천천히 조금씩 겨울을 밀어내고 마침내 우리 앞에선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의 바람은 매섭다."

천천히 조금씩 겨울을 밀어내고 마침내 우리 앞에선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의 바람은 매섭다. 봄을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피해, 기다린 만큼 실컷 따뜻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서울의 5대 궁 중 하나인 ‘창경궁’ 내부에 위치한 ‘창경궁 대온실’ 이 그곳이다.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15분을 걸으면 창경궁으로 들어가는 ‘홍화문’이 보인다. 궁 안, 곱디고운 단청을 보며 걷다 보면 사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비경을 선사하는 연못 ‘춘당지’가 보인다. 춘당지를 지나자 이내 하얗고 고풍스러운 건물 ‘창경궁 대온실’이 눈앞에 보인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양식 온실 이자 당시 한국 최대의 온실이었다고 한다. 19세기 유럽 근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창경궁 대온실은 목재와 철재로 이루어진 구조체에 외피를 유리로 둘러싼 형태로 되어 있다. 목재와 기와, 화려한 단청의 향연인 궁에서 유리 외피와 하얀 골조를 가진 창경궁 대온실은 이국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준공 당시 대온실에는 열대지방의 관상식물과 희귀 식물들을 전시했으나, 1986년 창경궁 복원 이후에는 국내 자생 식물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야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온실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작은 식물과 나무, 그리고 붉은 꽃이 유리 너머로 들어오는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조금은 차가운 유리 밖 세상보다 먼저 봄이 와서 기다리는 이곳 창경궁 대온실에서 따스한 햇살과 함께 서울에서 가장 먼저 봄의 기운을 느끼며 데이트를 즐겨보자.

한복 착용자 및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입장료가 무료(외국인 포함)라고 하며, 4개 국어(한, 영, 일, 중)를 지원하는 음성안내기를 3,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또, 22년 3월 1일부터 야간 관람이 재개되어 20시 45분까지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조명이 들어와 한층 더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할 창경궁 대온실과 궁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 창경궁 관람시간 09:00-21:00 KST (매표 및 입장 20:00 마감, 월요일 휴무)
  • 전화번호 +82-2-762-9515
  • 관람요금 (일반권) 내국인 만 25~64세 1,000원
    외국인 만 19세~64세 1,000원, 만 7세~18세 500원
  • 홈페이지 http://cgg.cha.go.kr/agapp/

3. 낙산 공원

"서울은 골목과 빌딩, 산과 강, 궁궐과 성곽을
한 도시 안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멀티플렉스 같은 도시다."

서울은 골목과 빌딩, 산과 강, 궁궐과 성곽을 한 도시 안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멀티플렉스 같은 도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것이 공존하는 서울에서도 특히 종로는 언제든 과거로 타임슬립이 가능할 것만 같다. 혜화문에서 흥인지문까지 이어진 성곽을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낙산공원 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평지의 넓은 공원이 아닌, 성곽을 따라 오르막길로 이어진 공원이다.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가에 따라 도심 속 숲길을 걸을 수도 있고, 외부 성곽 벽면을 보고 걸을 수도 있다. 혜화역에서 출발할 경우 가장 빨리 낙산공원에 도달할 수 있고, 동대문역 2번 출구, 동묘앞역 10번 출구에서 종로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낙산공원에 내리면 많이 걷지 않고 공원에 갈 수 있다.

낙산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 질 무렵 천천히 성곽을 따라 공원으로 올라가다 보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도시는 점점 뒤로 물러나고 마치 조선 시대로 한발 다가가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성곽의 축성 시기, 개발 과정 등을 잘 설명해 놓아 500년간 한양을 지킨 성곽의 역사와 함께 걷는 듯한 작은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등 뒤로 도시의 불빛은 점점 멀어지지만 어두워진 공원에 과하지 않은 조명이 발아래를 비추며 길을 인도한다.

마침내 낙산공원에 도착하자 어디선가 불어온 봄바람 내음이 코끝을 감싼다. 낙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도심은 평소 옆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마치 조선 시대의 한양에 앉아 반짝이는 미래의 서울을 내려다보는 것 같기도 하다. 낙산공원에서 눈부신 야경과 함께 서울 봄밤 데이트를 즐겨보자.

  • 주소 서울 종로구 낙산길 41
  • 전화번호 +82-2-743-7985
  • 관람시간 상시개방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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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3월에 작성된 기사로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운영 여부 및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후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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