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인테리어 트렌드 - samusil intelieo teulendeu

[주목할 이야기] 요즘 것들의 오피스

사회생활 n년차에 접어들면 누구나 한 번쯤 가슴에 이직의 꿈을 품는다. 그래도 사회생활을 해봤다고 이직할 때는 나름의 회사 선택 기준이 생기는데, 여기에는 워라밸, 연봉, 위치, 출퇴근 소요 시간처럼 다양한 조건이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꽤 높은 비율로 언급되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근무 환경이다. 단어 그대로 물리적 환경에 관한 이야기다. 신식인지 구식인지, 화장실은 얼마나 깨끗한지, 사무 공간 외 부대 시설은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 등. 어쩌면 집보다 오래 머무는 회사 공간이 삭막해서 되겠느냐부터 지저분하거나 동선이 복잡하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며 그 이유도 다양하다.

만약 지금 사무실이라면 주변을 쓱 둘러보자. 아마 대다수가 업무 테이블, 사무용 의자, 서랍장 그리고 파티션이 세트로 이뤄진 구조 속에 앉아있을 것이다. 이 시스템은 1968년,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Propst)가 주도하고 미국 가구회사 허먼 밀러(Herman Miller)가 런칭한 ‘액션 오피스 시스템(Action Office System)’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당시 서구권의 노동 개념이 생산직에서 사무직으로 이동함에 따라 사무 공간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에 맞춰 허먼 밀러가 개방형 사무실 인테리어를 기획한 것.

‘액션 오피스 시스템’은 사무실에 큐브 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공간 구성으로 테이블과 파티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적인 공간과 개방형 공간을 두루 취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모듈 시스템을 갖춰 경제적인 면도 우수하다.

혁신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등장과 동시에 사무 공간의 판도를 바꾼 ‘액션 오피스 시스템’은 지금도 대다수의 사무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전한 사무직 위주의 근무 형태란 이유가 클테지만 무려 40여 년이 지났는데 제자리 걸음일리 만무하다. 재택근무, 공유 오피스, 협업의 중요성 대두 같이 새로운 이슈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사무 가구는 그대로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환경은 변한다는 게 요즘 오피스 인테리어의 트렌드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디자인을 선도하는 유럽권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With Green

반려 식물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말하면 입이 아플만큼 자명한 사실이다. 세상 어느 공간보다도 긴장감과 삭막함이 감도는 사무실. 긴장의 끈이 계속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면 당연히 업무에 집중하기란 어렵다! 그래서인지 요즘 해외 오피스 환경 조성에는 플랜테리어가 대 유행하고 있다. 그것도 단지 사무실에 화분 두어개 놓는 게 아닌 존(zone)을 구성하는 본격적인 태도로.

네덜란드 프리미엄 유모차 줄즈(Joolz)는 본사를 새로이 지으며 ‘열대와 사막 정원’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사무공간만 보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중앙에 열대 식물로 가득찬 온실이 있다. 줄즈의 새 본사는 폐공장을 되살린 재생건축인데, 건물의 삭막함을 없애면서 동시에 출근이 기다려지는 사무실을 조성하기 위해 온실을 두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줄즈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대형 온실은 실내 공기를 정화해 사무 환경을 쾌적하게 가꿔줍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온실 사이사이에 업무용 데스크를 배치해 직원들이 매일 새로운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조성했죠”라며 온실로써 업무 효율 향상을 도모했음을 말했다. 참고로 온실은 자체 수분 공급 시스템을 갖춰 자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줄즈의 기업 철학도 온실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다운 게 좋아

잘 만든 회사 하나는 열 홍보 부럽지 않고 직원 애사심까지 높인다. 낯선 가정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는 좋은 근무 환경 조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이다. 에어비앤비 본사는 에어비앤비 그 자체다. 이곳에서 건물은 지구이고, 각 사무실은 도시와 같다. 호텔 리셉션 같은 커다란 로비를 지나면 브루클린, 밀라노, 발리 등 유명 관광 명소 이름을 가진 사무실과 미팅룸이 나타난다.

공간들은 제각기 다른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에어비앤비 본사 직원들의 인기투표에서 선정된 호스트의 집 구조를 고스란히 재현한 거라고 한다.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가 더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낸다고 믿는 에어비앤비는 사무실을 가정집, 즉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하우스로 꾸린 것. 당연하게도 건물 어디에도 이곳이 에어비앤비 본사라는 간판은 없다. 왜냐? 일반 가정집에도 간판이 없으니까. 정말 콘셉트에 충실한 오피스다.

틱톡(TikTok)

차세대 SNS 플랫폼으로 떠오른 틱톡(TikTok)은 작년에 오픈한 LA 신사옥에 유쾌함, 커뮤니티 그리고 포용성이란 회사 철학을 담았다.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에 있는 틱톡은 앉아있기만 해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공간을 계획했다. 그래서 평범한 사무 공간이 아닌 카페, 커뮤니티 라운지, 영상 뷰잉 룸으로 채웠다. 틱톡 설립자는 수평적 업무 관계와 개인 사무 공간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 업무 환경도 팀 단위로 사용 가능한
라운지, 회의실, 워크 스테이션으로 조성했다.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핫핑크 계단도 모든 층이 서로서로 연결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의도다. 요소 하나하나가 틱톡스럽지만 백미는 로비 전면에 설치된 가로 길이 약 2,500cm에 달하는 디지털 테크 보드. 전 세계 틱톡 영상과 지금 가장 트렌디한 영상을 끊임없이 재생해 틱톡이 트렌디함을 잃지 않는 회사임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