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과일 영어로 - lichi gwail yeong-eolo

荔枝(여지)

동남아시아 지방이 원산지인 과일로, 중국어 발음인 '리쯔[lìzhī]'를 영어식으로 옮긴 '리치(Lychee, Litchi)' 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영어 발음을 들어보면 '리치' 보다는 '라이치' 에 더 가까운데, 荔枝의 광동어 발음(라이찌[lai6 zi1])과 비슷하다. 광둥 지방이 오랫동안 중국과 유럽이 교류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일은 아닐 것이다.

동남아가 원산지지만 중국에서도 오랜 옛날부터 명성을 떨쳤다. 10세기에는 한 관리가 여지를 주제로 한 책을 썼고, 당나라 현종의 애첩인 양귀비가 이것에 맛들려 동남아에서 수입해 오느라 국력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설도 있을 정도다. 갓 열린 것은 진한 빨간색을 띠며, 딸기 비슷하게 생겼다. 껍질은 거칠고 질기지만 매우 물러서 조금만 힘을 줘도 껍질 사이로 살이 터져 나오는데 맛이나 열매의 질감 자체는 더 달고 단단한 포도알과 비슷하며, 향은 꽃향기 비슷하다.

여타 과일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신선할 때 바로 먹는 게 좋지만, 통조림이나 음료수로도 많이 가공된다. 한국에서는 주로 통조림으로 많이 팔리는데,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든 원래 분홍색에 가까운 빨간색이지만 통조림이 된 데다 차갑게 먹는 것이 맛있다는 이유로 거의 얼리다시피 한 상태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무튀튀한 갈색으로 변한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는 천자가 하사한 여지즙을 술인 줄 알고 마셨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중에 청나라 관리로부터 여지즙이라는 걸 듣고 소주 칵테일을 해서 먹는다. 맛있게 먹은 뒤 ""그런데 술도 아니면서 이걸 마신 뒤 '어 취한다. 참 좋은 술이군' 이라고 말한 우리 일행들은 대체 뭐지???""라고 의아해 한다.

당시에는 남방 지방에서 나온 여지를 북경까지 실어 올 경우 썩거나 발효되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즙 역시 마찬가지로 도수가 약한 과실주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몇몇 회사들에서 동양의 이국적인 향을 컨셉으로 내놓은 리치 리큐르들이 있으며, 칵테일 재료로 많이 쓰인다. 프랑스의 프흐노(Pernod)에서 1989년에 내놓은 SOHO (일부 시장에서는 DITA). 저 라인업에서 나중에스타프루트 리큐르도 출시했으며 네덜란드의 디카이퍼(De Kuyper)에서 나오는 Kwai Feh 등이 있다.

중국 광둥 성에서는 집에서 종종 담가 마신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색상은 Ceres 리치 주스와 비슷하며 상술한 술보다 향이 더 진하고 맛도 더 달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에서는 '눈알' 로 비유되며 꽤나 섬뜩하게 묘사되었다.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는 하이포글리신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리치가 많이 생산되는 인도 동부 비하르 주 무자파르푸르에서는 해마다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리치를 공복에 먹었다가 발작 증세를 일으키면서 뇌가 부어올라 의식을 잃은 뒤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너무 많이 먹을 경우 몸의 열기가 위로 올라오고 저혈당증에 걸릴 수도 있으니 주의.

출처 : 위키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