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시동 꺼지는 이유 - keulleochi sidong kkeojineun iyu

차마다 엔진마다 세팅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토크곡선은 대체로 일정 수준까지는 엔진 회전수에 비례해서 상승하다가 점차 떨어짐.

출력(마력)은 초당 일률이기 때문에 토크와 회전수에 영향을 받는데, 토크와 회전수에 비례해서 상승하지만, 토크가 피크를 찍고 떨어진 이후에도 회전수 빨을 받아서 조금 더 올라갔다 정점을 찍고 내려옴.

설명이 길었다만, 아무튼 엔진 회전수가 낮은 상황에서는 토크가 부족해서 구동축에 충분한 힘을 전달할 수 없음. 그리고 엔진과 구동축이 연결된 상황에서는 엔진이 구동축에 동력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구동축에 묶여 엔진 회전에 저항을 받는 상태가 됨.

문제는, 정차 및 저속 상황임.

바퀴는 멈추어 있거나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데, 엔진은 숨쉬기 위한 최소(아이들) 회전수는 유지해야 되거든. 회전수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엔진이 충분한 회전수를 유지하면서도 바퀴를 저속에서 고속까지 굴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변속기임.

저단으로 갈 수록 기어비가 커서 엔진 회전수 대비 바퀴 회전수가 작음. 그래서 악셀을 밟아서 고RPM으로 가도 차가 느리게 움직임. 대신 토크가 좋아서 출발 및 저속, 그리고 등판 시 좋지.

고단으로 갈 수록 기어비가 작아서 엔진 회전수와 바퀴 회전수의 차가 적음.

저RPM에서도 고속주행이 가능하지만, 토크가 약해 저속에선 버티지 못함.

TMI도 이런 TMI가 없지만, 이제 비로소 퍼즐 조각이 다 모였음.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제부터 언급할 상황에서 왜 시동이 꺼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임.

1. 정차 후 출발

엔진은 아이들링을 하며 수백 RPM으로 회전하고 있는데, 바퀴는 멈추어 있음. 멈춰 있는 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는 정지관성을 이겨낼 만큼의 토크가 필요함.

앞서 저단기어를 통해 높은 저속 토크를 확보한다고 했지만, 갑자기 엔진과 구동축이 직결되는 순간, 아이들링 중이던 엔진이 만들어내는 토크로는 갑작스런 과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심장마비가 오는 거임. 쇼크사하는 거지.

클러치는 엔진과 변속기를 이어 주는 물건인데, 대부분 엔진 플라이휠과 클러치 디스크의 마찰력을 이용해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임. 흔히 반클러치라 부르는 상태는 플라이휠과 클러치 디스크가 완전히 밀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마찰하면서 동력을 조금씩 전달하는 상태임. 쉽게 말하면 서로 갈리면서 돌아가는 거임.

반클러치를 통해 멈춰 있는 바퀴에 동력을 점진적으로 스무스하게 전달할 수는 있지만, 서로 신나게 갈려나가는 상황이므로 클러치 디스크가 마모되고, 엔진에 서서히 부하가 걸리면서 빈사상태가 일어남. 반클러치를 잡을 때 엔진 회전수가 떨어지면서 차가 우덜덜덜덜덜 떠는 그 기분 나쁜 진동. 엔진이 죽어간다는 신호임.

이 상황에서 클러치 페달을 급하게 떼면 클러치가 탁 붙으면서 엔진에 부하가 팍 걸리고, 엔진은 더는 버틸 수 없어 시동이 꺼짐.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떼면서 악셀을 가볍게 밟아 엔진 회전수를 살짝 펌핑함으로서 더 많은 토크를 만들면서 클러치를 살살 떼면 됨. 실제로 수동차량을 운용하는 실무현장에선 디스크 나간다고 반클러치 못 쓰게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거임. 악셀을 가볍게 밟으면서 클러치를 떼는 방법으로 반클러치 시간을 최소화하는 거지. 익숙해지면 노악셀 반클러치보다 훨씬 힘차고 안정적인 출발이 가능함.

특히 2단출발을 하는 도로주행 시에는 1단보다 기어비가 낮아 토크가 약하므로 악셀을 통해 회전수를 펌핑할 필요성이 더욱 커짐.

2. 감속 및 정지 시

변속기는 고단에 물려 있어 변속비가 작기 때문에 바퀴와 엔진 회전수 간의 차가 적음.

그런데 감속을 할 수록 바퀴의 회전수는 적어지니 변속기를 통해 직결되어 있는 엔진 회전수도 강제로 낮아짐.

이게 또 마찬가지로 엔진이 숨쉬기 위한 최소한의 회전수조차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우덜덜덜덜덜 하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다 토크 부족으로 결국 뻗어버림. 쇠약사하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저속주행 시에는 기어를 충분히 낮추거나, 혹은 클러치를 밟아 엔진과 구동축의 연결을 끊어야 함.

그래서 감속하다가 시속 20 근처까지 오면 클러치를 밟고 정차하라는 거임.

토크와 출력, 회전의 상관관계 및 변속기와 기어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문의 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