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이름 짓기 - gwail ileum jisgi

과일 이름 짓기 - gwail ileum jisgi

브랜드 네이밍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깊이 들어가야 한다.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 속의 문자와 단어만 들여다 보면서 상상한다고 좋은 이름이 나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가능하면 자주 시장과 고객과 상품을 직접 접하면서 많이 보고, 듣고, 느껴봐야 사람들에게 먹히는 좋은 이름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탁월한 브랜드 네이밍의 핵심은 언제나 상품과 연관된 사람들의 욕망에 대한 이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람들이 상품을 통해 열망하는 가치를 쉽고 빠르게 각인시킬 수 있는 이름을 찾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브랜드 네이밍이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시장의 변화가 더 빨라졌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기호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고,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과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말은 사람들에게 기쁨, 즐거움, 감동을 선물하는 브랜드가 살아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비즈니스란 한 마디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브랜드의 출발점은 사람이다. 즉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가 시작된다는 말이다.

과일 이름 짓기 - gwail ileum jis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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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프랑스의 3대 슈퍼마켓 중 하나인 ‘앵테르마르셰Intermarche’는 못생긴 야채와 과일을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캠페인을 벌여 큰 성과를 얻었다. 맛은 똑같이 좋은 데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마켓의 판매대에 오르지 못하고 버려지는 과일과 채소에 ‘못생긴ugly 과일과 채소’란 명칭 대신 ‘명예롭지 않은inglorious 과일과 채소’라는 이름을 붙여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했다.

엥테르마르셰는 매장 곳곳에 과일과 야채의 겉모습만으로 품질을 평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흥미로운 포스터를 걸고 미관상 이유로 버려지는 채소와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동시에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못난이 과일과 채소' 촉진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준비한 상품이 이틀만에 완판되는 결과를 낳았다. 동시에 테르마르셰의 캠페인에 자극을 받은 경쟁 브랜드들의 동참으로 전세계적으로 못생긴 과일과 야채 판매는 확산되었다.

과일 이름 짓기 - gwail ileum jisgi

웨이트로즈 못생긴 과일 야채 브랜드 네이밍

일례로 영국의 고급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Waitrose’는 ‘조금 덜 완벽한a little less than perfect’이란 이름을 붙여서 모양이 좀 빠지는 야채와 과일을 팔고, 월마트가 소유한 그로서리 체인 ‘아스다ASDA’는 ‘못난이 야채 상자WONKY VEG BOX’란 이름으로 5킬로그램 당 약 육 천원 정도에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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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다의 못난이 야채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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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이글의 못생긴 과일 야채 브랜드

미국의 ‘자이언트 이글GIANT EAGLE’ 역시 ‘개성 있는 식품PRODUCE with personality’란 이름으로, 월마트도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일환의 하나로 ‘나는 완벽하다I’m Perfect’라는 이름으로 플로리다에서 사과를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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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못생긴 사과 브랜드 네이밍 '아임 퍼펙트'

캐나다 최대 규모의 그로서리 수퍼마켓 체인 '로블로Loblaw'도 ‘약간의 결함이 있는naturally imperfect’이라는 이름으로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노력은 매우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노력은 이미 예전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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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블로의 못생긴 과일 야채 브랜드 수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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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거의 10년 전이라할 수 있는 2008년 봄 햇사레영농조합법인으로부터 크기가 작아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실속 가득한 복숭아 상품의 서브 브랜드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의뢰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맛있는 복숭아’하면 ‘햇사레’란 브랜드가 제일 먼저 떠오를 정도로 '햇사레'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숭아 브랜드로 명확하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복숭아영농조합법인의 입장에서는 햇사레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동시에 크기나 외관 상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은 크기의 복숭아를 팔기 위한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브랜드청년은 햇사레의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면서도 작은 복숭아 전용 브랜드라는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브랜드 네이밍 전략과 명명체계를 제안하였다.

그래서 브랜드청년은 ‘햇사레’란 브랜드를 보증 브랜드로 활용하면서 크기는 작지만 그래서 더 많이 담긴 실속형 복숭아 상품이라는 가치를 쉽게 대변할 수 있는 이름으로 ‘햇사레 작은 풍요, 햇사레 情, 햇사레 패밀리’와 같은 서브 브랜드 네임을 보고하여 최종적으로 ‘작은 풍요’가 채택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포장 박스도 햇사레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복숭아 일러스트레이션을 활용한 디자인을 적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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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사레 작은 풍요 브랜드 포장 상자 디자인

지금은 기술과 기능이 아니라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고 감동을 주는 브랜드가 사랑 받는 시대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감탄을 넘어 소비자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창출해야 한다. 평범한 것은 재미도 없고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내지도 못한다. 못생긴 과일과 야채 소비를 위한 외국의 브랜드 캠페인에서 보여지듯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서는 상품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브랜드 네이밍이 필수적이다.

이왕이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색다른 관점의 네이밍 키워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상품의 가치를 대변하는 브랜드 네이밍이야 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훌륭한 상품이라도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단어와 문장과 문구와 같은 브랜드 네이밍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면 ‘못생긴 과일’과 ‘명예롭지 못한 생김새를 가진 과일’이란 이름의 상품 중 어느 것에 마음이 더 흔들리는가? 브랜드 네이밍에는 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브랜드 네이밍은 상품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하는 매력적인 라이팅이 되어야 한다.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관점의 브랜드 네이밍은 마케터를 방해하는 최고의 훼방꾼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자기만의 관점으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흥미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경쟁 브랜드와는 다르게 상품과 시장과 고객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 그것이야말로 브랜드 창의력의 근간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통찰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가치를 먼저 알아채고 제안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야 “바로 이런 상품이 필요했어”라는 감탄을 넘어 감동적인 브랜드 경험을 이끌어 사람들이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다. 이젠 좋은 품질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차이를 전달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이미 시장엔 비슷한 상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품에 대한 색다른 관점과 해석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브랜딩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력적인 자기다움을 통한 차별화다. 그러므로 브랜드 네이밍은 이름 짓기가 아니라 상품에 감정을 부여하는 작업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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