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팀 구단주 돈 어떻게 벌어 - ligeutim gudanju don eotteohge beol-eo

[스마 쪼개기] 22. 스포츠 구단은 정말 돈을 버는가?

스포츠 구단은 돈을 벌고 있을까?

오늘은 이 질문에서 글을 적어 본다.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궁금해 볼 만한 질문이다. 대기업 구단주가 대부분인 프로구단이라면 돈 많은 거 당연한 거 아닌가? 

매년 포브스 코리아에서는 국내 프로야구팀의 가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원래 포브스(글로벌)가 선정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포츠팀 Top 50'가 존재하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프로화가 잘 정착된 프로야구 구단들을 상대로만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2017 KBO 리그 - 포브스 구단가치평가 (출처: 나무위키)

2017년 구단 가치 평가의 1위는 두산 베어스가 차지했다. 
평가기준은 나름 객관적인데, 시장 가치연고지 규모를 인구수 대비 산정했고 (서울은 두산, LG, 넥센이 3등분), 경기장 가치홈/어웨이 관중의 합을 향후 10년 간 유지할 때의 예상치, 그리고 스포츠 가치는 위의 표에서 적힌 그대로의 매출과 수입 등을 고려해 구단 가치에 포함시켰다. 

2017 포브스 선정 The World's 50 Most Valuable Sports Teams 중 Top3 (출처: 나무위키)

 한국과는 가치 평가 기준이 다르리라 여겨지지만, 1위인 댈러스 카우보이스 의 가치는 무려 4조 2천억원이란다. 한국 1위인 두산 베어스보다 110배 많은 숫자이다.  숫자 하나 가지고 사람 기분 들었다 놨다 하는 비교인 것 같다. 

이런 비교표를 보는 나의 입장은 이렇다.

'그래서 그 가치평가 가지고 뭐 어쩌라고?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예전에 올림픽 관련 글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하는 '경제적 가치'의 숫자는 대부분 현실감 없는 숫자 놀음이다. (이 부분에서 내가 좀 시니컬한 건 이해 바람. 진짜 이해 안가는 경제효과 조사들...)
이 숫자들을 숫자 놀음으로 끝내지 않고 그 발표된 가치로 장사를 할 줄 아는 구단은 정말 세상에 손으로 꼽는다. 반면 어떤 구단은 그럼 가치 평가와는 별개로 완벽한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천조국이나 스포츠 선진국의 케이스는 내가 다 알 방도가 없으니 오늘은 그냥 한국 실정만 얘기해 보고 싶다. 과연 대한민국 구단, 프로구단 중 돈을 버는 구단이 있을까? 내 생각엔 없다. 우리 주변을 둘러 보자. 4대 프로 스포츠인 축구, 농구, 배구, 야구를 보라. 야구는 가장 정점에 있는 프로스포츠이니 따로 살펴보고 다른 스포츠 중 돈을 버는 구단이 있는가? 각 프로팀을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 금융사 들은 애초에 구단을 '사업', 즉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구조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외의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프로라 불리는 스포츠의 구단 중 스스로를 '사업'으로 규정 짓는 회사는 아마 프로야구의 '넥센 히어로즈 (서울 히어로즈)'와 프로축구의 '인천 유나이티드 (시민구단)' 정도 말고는 없을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다시 한번 팀을 소유한 대기업들의 구조를 보자. 
위의 가치평가에도 나오지만, 프로야구 팀의 1년 총 연봉만 해도 보통 100억이 넘고, 1년 전체 예산은 200억과 300억 사이를 오간다. 아무리 (성적이) 못난 팀도 프로구단이라는 이름 하에 1년에 100억은 쓴다. 

그럼 1년에 200억 쓰는 구단이 1년에 200억 이상을 벌 수 있을까? 

한 구단의 예를 들어 다시 한번 쪼개보자.
2011년 한국경제 기사를 보면 두산 베어스는 당시 1년 250억의 구단 예산을 책정한 바 있다. (//news.hankyung.com/article/2011040155401) 
2018년은 이 보다는 훨씬 높을 테고, 약 280억 정도로 예상치를 잡아 봤을 때, 티켓 수익은 약 98억원 (아래표의 10년 예상치 981억원의 1/10), KBO 중계권 배분은 약 58억원이다. (중예권 배분 수익 관련 중앙일보 기사 //news.joins.com/article/22285675) 


단순 계산으로, 280억 - 98억 - 58억 = 124억. 
여전히 메꿔야 할 돈이 124억이 남는다.

나머지 수익원은 스폰서십/경기장 광고 세일즈와 머천다이즈 판매, 기타 경기장 식음판매로 예상해 본다. 

차 상위 수익원인 스폰서십은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를 가보면 알 수 있다. 

//www.doosanbears.com/doosan/partner.do

우리 나라 스폰서십 경제규모를 몸소 겪어봐 온 바로는 모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 제 3의 기업이 1억 이상 현금을 후원하는 케이스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이다. 전체 예산이 200억이라고 하니 1억이 우습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진짜 기업 대 기업 쥐어짜기 아니면 순수한 1억 현금 후원은 정말 거의 없다. 대부분 현물을 통해 후원하거나 반반 섞는 경우가 많다. 인기 최강 두산 베어스만 봐도 현금 후원사로 보이는 회사가 딱히 많아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어떻게 구멍을 메꿔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잠실경기장의 경우, 야구장 광고수입은 고스란히 서울시가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www.newskm.com/news/articleView.html?idxno=351)


심지어 구장 역시 서울시 소유이기에 매년 두산에게 약 25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뭐 거의 깡패 수준이다. 이래 놓고 구단보고 돈을 벌기를 바란다니... 

머천다이징을 파는 것도 아직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내가 만나본 MD전문 회사들의 경우를 보건데 대부분 구단들과의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미니멈 개런티+로열티' 조건을 조율하지만,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봐도 우리나라에서 구단이 머천다이징으로 순수익이 10억을 넘기기 어렵다.  가장 인기 좋은 선수 유니폼을 10만원에 판매하고 로열티 조건을 20%로 설정했다고 했을 때, 두산 베어스가 유니폼 판매로 로열티 순수익  10억을 얻기 위해서는 매출이 50억 이상이어야 하고, 10만원 짜리 5만장을 한 시즌 동안 팔아야 한다. 뭐 5만장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겠으나 내 생각에 한번 옷을 산 사람이 1년 내에 다시 살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봤을 때 현재 두산 팬들 중 새로 옷을 구매할 사람의 수는 5만명은 되기 어렵다. 


내친 김에 식음판매까지 가보자. 잠실구장의 식음판매는 정말 웃기게도, 모든 음식을 밖에서 사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MLB에서는 솔직히 상상 못하는 구조이지만, 워낙 오랫동안 야구장 밖에서 소주와 오징어 팔던 소상공인을 무시할 수 없고, 야구장에서 비싼 가격을 내고 야구를 보기에는 주 관객인 대중들에게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었다. 따라서 식음은 여전히 약간 융통성 있는 모습으로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기에 구단이 가져갈 식음매출의 비중은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 사실 서울시 소유의 구장이기에, 서울시가 모든 식음 수익을 가져간다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자료 조사 할만큼 해본 것 같은데, 이 정도면 나도 이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에서 돈 버는 프로구단은 없다'
'여전히 대기업에게 구단운영은 마케팅이자 사회환원일 뿐이다'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이러면서 한국에서 프로스포츠가 성장할 수 있을까? (이래서 내가 e스포츠로 튄 것인가...)

한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파이가 너무 작다는 사실은 일을 하면서 진작에 느꼈다. 프로선수 연봉은 매년 올라가지만 이것 역시 선순환 구조가 되지 않는 현 구조에서는 언제나 시한폭탄일 수 밖에 없다. 구단 모기업이 나 이제 못하겠소 라고 손들고 나가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런 산업구조가 반갑게 들릴리 없을 것이다. 대기업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돈을 쏟아 부으면서 관계와 의리로 팀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탈세로 번 돈 여기다 쓰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돈을 잃는 비즈니스에서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다. 내가 단장이라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허리끈을 동여맬 것 같다. 이러하니 프로구단 채용공고가 그렇게 가뭄에 콩나듯 하는 것이 아닐까. 있는 사람이 나가지 않으면 구지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을테니 말이다. 

부정적인 얘기의 연속이었지만, 나 역시 대한민국 프로스포츠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내가 나중에 돈 마아아아니 벌어서 구단 하나 차리고 싶을 때, 내가 하나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구조는 만들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국내에서도 프로구단 사업으로 돈 벌 수 있다'라는 인식이 생기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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