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제철 생선 - 7wol jecheol saengseon

“생선회도 알고 먹어야 더 맛있어”

“흔한 생선부터 귀한 자연산까지 총정리”

보통 생선회 마니아들은 생선회의 제철을 ‘겨울’로 꼽는다. 찬바람이 불고 추워져야 회도 맛있다는 것이 이유다. 대표적인 어종으로 광어, 우럭, 도미를 꼽을 수 있는데 이들 어종은 국내에서 양식 출하량과 회 소비량이 가장 많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횟감이 대략 이 정도이고, 공교롭게도 이들 어종의 제철이 겨울일 뿐이다.

그런데 산지로 나가보면 우리가 평소 접하지 못한 횟감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중에는 가을이 제철인 횟감이 있는가 하면, 여름에 제철인 횟감도 있다.

때로는 ‘고급 어종’으로 통하는 자연산 횟감이 ‘싯가’라 적혀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고급 어종은 수심이 100m 이하의 얕은 암초대에 서식하는데 여기에 꼭 맞는 곳이 남해와 제주도다. 서해는 갯벌이 발달해 남해보다는 어종이 다양하지 못하며, 동해는 수심이 너무 깊다는 것이 흠이다.

이런 이유로 남해와 일본 근해에는 시중에 보기 어려운 자연산 횟감이 ‘연중’ 입하된다. 오늘은 5~8월에 맛있는 제철 생선회를 알아보도록 하자.

병어

#. 서해

1. 병어(국내 양식 안 함)

해마다 6월이면 신안군에서 병어 축제가 열린다. 국내 병어 산지로는 전남 신안군 일대가 유명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나 사니질(모래)이 적당히 섞여 병어 서식지로 알맞다. 보통은 그 습성상 수중 암초를 은신처로 삼기 때문에 돌무더기가 많은 곳에는 늘 어자원도 풍부하다.

병어나 민어 같은 어종은 정반대이다. 신안 앞바다가 병어로 유명한 이유는 질 좋은 갯벌이 발달했기 때문인데 갯벌이 발달할수록 좋은 유기물이 많아 이를 먹이로 하는 몇몇 어종이 꼬인다고 보면 되겠다.

사실 병어 물가는 주부들이 먼저 안다. 어획량에 따라 시세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손바닥보다 작은 것 한 마리가 4~5천 원, 조금 큰 건 만 원을 훌쩍 넘긴다. 병어는 크게 병어와 덕대 두 종류가 있는데 이를 어민들은 각각 '덕자'와 '참병어'라 부르고 있어 혼란이 오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병어과 생선은 5~7월이 가장 맛있는데 작은 병어는 살짝 얼려 뼈째 썰어 먹고, 커다란 병어는 통째로 포 뜬 것을 살짝 얼렸다가 꺼내어 썰어먹는데 양념 된장이 잘 어울린다.

참고로 병어는 활어 유통이 대단히 어렵다. 일부 지역 시장에서 활병어회를 맛볼 수는 있지만, 살아있다고 해서 더 맛있지는 않다. 병어의 경우 그 특성상 살짝 얼려 썰어먹는데, 덕자라 불리는 병어는 껍질이 질기므로 벗겨서 썰고, 참병어라 불리는 덕대는 껍질이 얇아 통째로 썰어먹어도 된다. 무엇보다도 맛있는 병어회를 먹기 위해선 5~6월 목포나 신안군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

양식 농어회

2. 농어(양식 가능)

우리나라 농어 유통량의 90% 이상은 양식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이냐 중국산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도시에서는 자연산 농어회 맛보기가 쉽지는 않다. 자원이 귀하다기보다는 양식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감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농어는 해마다 5~7월이면, 먼바다에서 남해로 들어와 서해로 북상한다. 이때는 8kg 급 이상 농어를 잡기 위해 전문 낚시꾼의 발걸음도 분주해진다. 일부 미식가들은 산지에서 자연산 농어를 직접 공수해 먹기도 한다. 이 경우 단골 횟집을 통해 손질하면 좋지만, 보통은 고급 일식집을 이용하는 편이다.

참고로 농어회는 양식과 자연산의 차이가 제법 뚜렷하게 나타나는 횟감이다. 양식 농어는 혈합육이 짙은 갈색을 띠며, 거뭇거뭇한 실핏줄이 퍼져있다. (위 사진)

자연산 농어회

반면, 자연산은 혈합육이 도미처럼 선분홍색이며, 어린 농어는 검은 실핏줄이 나타나고 50cm 이상인 어른 농어에선 검은 실핏줄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수조에 오랫동안 방치돼 스트레스를 받은 농어는 그 태생이 자연산이라도 검은 실핏줄이 나타날 수 있다.

자연산 쥐노래미

3. 쥐노래미(양식 가능)

노래미과 어류에는 크게 쥐노래미와 노래미 두 종이 있지만, 양식으로 키워 횟집으로 유통되는 어종은 쥐노래미이며, 이것을 놀래미라고 부른다. 놀래미는 우럭, 광어가 식상할 때 한 번씩 외도하는 횟감 정도로 식감과 맛에서도 그렇게 인상적인 특징을 보이진 않는다.

즉석에서 떠먹는 쥐노래미회

그런데 자연산 쥐노래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쥐노래미의 제철은 7월 이후로 초가을까지 여름이 중심인 회다. 하루는 갯바위 낚시를 하던 중이다. 40cm급 쥐노래미를 잡아 그 자리에서 회를 떠먹었는데 당시 7월에 잡은 쥐노래미 회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쫄깃한 식감이야 돔보다 덜했지만, 오래 씹을 때 내주는 단물은 살짝 설탕을 탄 건가 싶기도 했다.

이런 맛을 보려면 자연산 쥐노래미 회를 찾아야 할 텐데 쥐노래미 자체가 그리 주목받는 횟감이 아니다 보니 전문점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만날 확률이 높은 곳은 동, 서, 남해 일대 포구의 횟집이나 자연산 전문 횟집이다.

낚시로 잡은 붕장어

4. 붕장어(양식 안 함)

포장마차가 주름잡았던 80~90년도에는 일명 ‘아나고’라 불리며 붕장어 회와 구이가 단연 인기였다. 그때만 해도 서민의 술 안줏감으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다가 80년대 말부터 양식 우럭과 광어의 대중화로 붕장어의 인기는 조금씩 시들해졌다. 지금은 붕장어 말고도 먹을거리가 넘치는 시대다. 이제 붕장어는 저렴한 맛에 먹어야 하는 횟감이기보다는 한여름 별미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붕장어는 전국적으로도 맛볼 수 있는 자연산 중에선 꽤 대중적인 횟감이지만, 특히, 기장과 칠암의 것이 유명하다. 붕장어 자체야 삼면의 바다에서 나니 그렇다 치더라도 각 고장의 방식 이를테면, 써는 방식이나 탈수 여부, 콩가루를 곁들이는 식의 개성이 깃들어져 있다.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민어 초밥

홍민어(점성어)로 전량 중국산 양식이며 헐값에 팔리니 민어와 혼동하지 말자.

5. 민어(양식 가능)

여름 보양식이라고 할 때 이제는 민어를 떠올릴 만큼 유명해졌다. 민어 주산지는 목포와 신안 일대이며, 여기에 고흥까지 가세한다. 민어가 여름에 맛 좋은 이유는 산란시기와 관련이 깊다. 보통 해수어의 절반 이상이 봄에 산란하는데 비해 민어는 7~9월에 산란하러 연안으로 들어온다. 그 중심에는 임자도가 있다.

민어는 ‘북북’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것을 탐지한 자망 배가 그물을 깔고 민어잡이를 한다. 이렇게 잡은 민어는 대부분 산지에서 소비되지만, 최근 민어 수요가 늘고 있어 서울, 수도권으로 적잖은 물량이 유통된다. 여기에 남해도에선 민어 양식이 성공함으로써 여름에 한시적이나마 회와 매운 탕감으로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직은 대형 마트로만 납품되며, 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양식 민어는 사실 민어가 아니고 유사종인 홍민어(점성어)와 큰민어이므로 민어로 알고 구매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여름 민어는 생선회는 물론, 부레가 별미다. 기름지면서 찐득하게 씹히는 비대한 부레는 오로지 자연산 민어만이 가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민어전, 민어탕, 각종 특수 부위까지 코스처럼 내어주는 민어 전문점을 이용한다면, 속지 않고 먹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수컷은 성어가 되면 줄무늬가 사라지고 입 주변이 검게 변한다.

#. 남해

1. 돌돔(양식 가능)

돌돔은 “횟감의 황제”, “갯바위의 폭군"같은 수식어를 달고 다닐 만큼 값비싼 횟감으로 인식된다. 낚시꾼이 동경하는 이른바 4대 돔(참돔, 감성돔, 벵에돔, 돌돔) 중 돌돔을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파괴적인 손맛, 사각거리는 식감, 고소한 회 맛, 여기에 가격 또한 손가락 안에 들 정도..

돌돔은 최대 성장 70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50~60cm급 돌돔도 매우 귀하다. 길이 50cm에 무게 2.5~3kg면 시가 60만 원 상당으로 6~7인분에 해당한다. 수산시장으로 들어오는 돌돔은 대부분 일본산으로 그 크기가 자연산에 버금갈 만하다. 가격대는 kg당 평균 8~10만 원대이며, 자연산과 비교해도 조금 저렴할 뿐이다.

암컷은 성어가 되어도 줄무늬가 그대로 남는다.

손바닥만 한 돌돔은 동네 횟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국산 양식과 중국산 양식으로 나뉜다. 1~2년만 키우고 출하하므로 타산성이 좋고, 비록, 어린 돌돔이라 해도 맛은 뛰어나다.

사실 자연산 돌돔이 귀한 취급을 받는 까닭은 성어가 되기까지는 무려 8년이나 걸리는데 그 사이 먹어치운 먹잇감만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어치는 나올 거라는 이유에서다. 돌돔의 주 먹잇감은 성게, 전복, 소라, 게고동 등이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 좋은 것만 먹고 자랐으니 그 영양분이 고스란히 살에 녹아들었을 것이고, 돌돔의 쓸개는 바다의 웅담으로 인식되면서 소주에 타먹는 일명 쓸개주로 유명하다.

자연산 돌돔은 노량진 수산시장에도 종종 들어오지만, 남해와 제주도 일대 시장과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다만, 겨울에는 어획량이 불안정하니 여름~가을에 찾는 것이 좋겠다.

능성어(제주 방언 구문쟁이)

2. 능성어(양식 가능)

능성어는 한때 ‘짝퉁 다금바리’ 논란에 휩싸였던 어종이었지만, 알고 보면 이것도 돌돔 못지않은 고급 어종이다. 가끔 능성어를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로 속여 팔아 문제 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 다금바리란 이름으로 판매되지만, 다금바리와는 엄연히 다른 어종이다.

자바리(제주 방언 다금바리)

위 사진은 능성어에 비해 2배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이다. 제주도 수산시장을 기준으로 자바리는 kg당 13~15만 원이고, 능성어는 6~8만 원에 판매되니 그 차익이 실감된다.

다금바리(뻘농어)

위 사진은 도감 상에 기술된 표준명 다금바리이다. 다금바리는 일 년에 몇 마리 안 잡히는 귀물이다. 능성어와 자바리, 다금바리는 모두 1.3m까지 자라는 대형종이다. 이렇듯 성체가 되어갈수록 어릴 때 나타나는 특유의 무늬가 사라져서 구별을 어렵게 한다.

능성어는 다음 편에 소개할 ‘붉바리’와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와 사촌이다. 고급 어종임엔 변함없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능성어는 대부분 중국산과 일본산 양식이며, 자연산을 맛보기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가끔 무게 3kg 이상인 능성어가 들어오는데 이렇게 큰 것은 대부분 자연산이라고 보면 되겠다. 제주도에는 능성어를 노리는 타이라바 낚시가 성행한다. 낚시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자연산 능성어를 맛보겠다면 능성어 조업량이 많은 여름~가을쯤 부산, 제주, 통영 등의 단골 수산이나 일식집을 섭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전설의 물고기 돗돔, 한해 몇 마리 안 잡힌다.

3. 돗돔(양식 안 함)

돗돔 하면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전설의 물고기”이다. 돗돔은 수심 수백 미터의 대륙붕 암반 층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로 전장 2m에 달한다. 이 물고기는 해마다 봄이면 가까운 연안으로 접근해 산란하며, 이때만 걸려들기 때문에 한해 어획량은 몇 마리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돗돔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성장과, 산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우리가 돗돔회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부산에서 심해 돗돔을 취급하는 두 군데의 횟집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그 외 돗돔이라고 파는 것은 사실 돗돔이 아닌 ‘동갈돗돔’이라는 사실을 알아두자.(아래 사진)

횟집에서 돗돔이란 이름으로 팔고 있는 ‘동갈돗돔’, 중국산 양식이다.

동갈돗돔과 돗돔은 아무런 연관이 없고 사촌뻘도 아니다. 동갈돗돔은 하스돔과의 돔 어류로 중국산 양식이 대부분이다. 맛은 참돔보다 조금 더 낫다고 전해진다.

전설의 물고기 돗돔은 주로 5~6월에 출몰하므로 이 시기가 아니면, 맛보기가 정말 어렵다. 심해성 어종이므로 낚인지 수 분 만에 죽어버리는 특성에 활어회로 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쩌다 들어오는 돗돔회도 모두 선어회인 이유다. 만약, 활돗돔이 들어왔다고 한다면, 그것이 진짜 돗돔이 맞는지 한 번쯤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오리지널 도다리(좌)와 문치가자미(우)

4. 도다리(양식 안 함)

여기서 말하는 도다리는 봄에 쑥국 재료로 사용되는 문치가자미를 말한다. 한때 양식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지금도 양식을 시도하는지는 모르지만, 출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봤을 때 문치가자미의 양식 환경은 꽤 까다로움을 알 수 있다. 자세한 이유가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고 도다리에 관해 잠시 알아보자.

사실 도다리라는 어종은 한 어종을 두고 말한 것은 아니다. 다음 편에 소개할 ‘강도다리’를 비롯해 문치가자미, 돌가자미, 그리고 도감상에 기술된 표준명 도다리(담배도다리)를 모두 시장에서는 ‘도다리’라 부른다.

여기서 강도다리는 지느러미에 얼룩덜룩한 범무늬가 있어서 알아보기 쉬운데 대부분 양식이며 언제든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하도록 하겠다. 돌가자미는 중국산 양식으로 손바닥만 한 크기로 들어오는데 주로 뼈째썰기(세꼬시)로 이용된다. 돌가자미를 제대로 맛보려면 종종 입하되는 몸길이 40~50cm급 자연산을 통째로 포 떠서 길게 썰어 맛보길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다리 전문 횟집을 찾는 것이 좋다.

표준명 도다리는 주로 거제도와 통영의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데 주로 '담배쟁이', '담배도다리'로 통한다. 5월 이후에 잡힌 것은 통통하게 살찐 것이므로 이 또한 횟감으로 좋다.

마지막으로 봄철 별미의 대명사가 된 문치가자미. 이 문치가자미를 '참도다리'라 부른다. 전량 자연산이며 2~4월의 것은 살이 완전히 차지 않아 도다리쑥국에 이용된다. 어른 손바닥만 한 사이즈는 뼈째 즐기는데 세꼬시가 취향이 아니라면 5월 이후 간간이 잡히는 살찐 문치가자미를 통째로 포 떠서 길게 썰어먹기를 권한다. 이러한 문치가자미는 동해안 일대 포구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5~9월 사이 맛이 오르기 때문에 횟감으로 추천한다.

전갱이

5. 전갱이(양식 안 함)

작은 전갱이는 매가리, 큰 전갱이나 아지란 이름으로 부르는데 사실 아지는 일본말이다. 전갱이는 고등어와 비슷한 물고기로 지금은 고등어에 밀려난 신세지만, 남도 지방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고등어가 한국에서 국민 생선이라면, 전갱이는 사실 일본에서 사랑받는 국민 생선이다. 고소함에 있어서는 고등어보다 열세지만, 특유의 담백함과 영양소는 고등어보다 조금 더 앞선다.

최근에는 대형 마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전갱이를 볼 수 있자만 대부분 구이감이다. 회는 부산과 포항 등 경상도 일대를 찾는 것이 좋다. 가끔 위 사진처럼 손질해서 파는 횟감이 보이면 주저 말고 구매해보자.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한 맛도 챙길 수 있다.

볼락

6. 볼락(양식 가능)

서울, 수도권에선 조금 낯설지만, 남해에서는 ‘볼락’ 말고 생선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각별히 여기는 횟감이 있는데 바로 볼락이다. 볼락은 몸길이 15cm 내외의 소형 어류이다. 다 자라면 최대 35cm까지 성장하지만 그런 개체는 흔치 않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크기는 15~20cm 전후다.

볼락은 원래 소금구이로 유명했다. 배를 가르지 않은 상태에서 재빨리 비늘만 긁어 칼집을 낸다. 그리곤 굵은소금을 뿌려 연탄불에 구워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라는데, 최근에는 볼락도 양식이 되니 볼락 귀하단 얘기는 옛말이 된 듯하다.

볼락으로 유명한 산지를 꼽으라면 남해 삼천포, 통영, 거제도 등이 있다. 이 지역 수산시장과 횟집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어느 게 양식이고 자연산인지는 구별이 어렵고 맛도 비슷해 사실상 자연산과 양식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게 됐다.

불볼락(열기)

다만, ‘불볼락(열기)’과는 맛 차이가 확연하므로 구별해 둘 필요가 있겠다. 볼락과 달리 열기는 불그스름한 빛깔을 띠며 등에 또렷한 무늬가 있어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구이와 회 모두 볼락에 한표다. 열기도 충분히 맛있는 생선이지만, 볼락이 더 맛있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

※ 다음 편에선 동해와 제주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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